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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ing] 테마

[ Healing 드라마 ] 찬란한 너의 계절에

최근 주말을 앞두고 마음이 풀어지는 그 시간, 금토일에 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찬란한 너의 계절에"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다.
요즘 나오는 로맨스 드라마 중 하나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몇 화를 지나면서 이 드라마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 작품은 결국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다시 살아가는 힘을 찾는 이야기에 가깝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두 사람이 있다.
패션 디자이너 송하란과 자유로운 삶을 사는 남자 선우찬이다.

 

하란은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사람이다.

한국 최고의 패션 하우스에서 일하는 실력 있는 디자이너이고, 냉정하고 단단해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깊은 상처가 있다.

어린 시절의 사고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기억 때문에 그녀의 삶은 어느 순간부터 멈춰 있다.

누군가를 다시 잃을까 두려워 마음을 닫은 채 살아가는 사람이다.

 

반대로 찬은 정반대의 모습이다.
마치 여름처럼 살아가는 사람이다.

오늘을 즐기고, 사람들과 쉽게 웃고, 삶을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역시 과거의 큰 사고를 겪은 인물이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돌아온 이후 그는 삶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삶은 오래전에 한 번 스쳐 지나간 적이 있다.
드라마는 그 인연이 다시 이어지면서 서로의 시간을 조금씩 바꾸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겨울처럼 멈춰 있던 삶과 여름처럼 움직이던 삶이 만나 서로의 계절을 바꾸어 가는 이야기다.

 

7화까지 보면서 마음에 오래 남은 장면이 하나 있다.

 

깨진 도자기를 이어 붙인 작품을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복원된 도자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가까이 보니 이어 붙인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감추려고 한 흔적이 아니라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난 흔적이었다.

옻으로 이어 붙인 선들이 도자기를 가로지르고 있었고, 그 선 때문에 작품은 묘하게 더 깊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상처를 숨기려고 한다.
살면서 깨졌던 시간들, 실패했던 기억들, 관계에서 생긴 상처들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덮어 두려고 한다.

마치 금이 간 도자기를 완벽하게 붙여 놓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완전히 복원되지 않는다.
한 번 금이 간 자리에는 늘 흔적이 남는다.

그런데 그 도자기를 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 선이 있기 때문에 그 작품은 더 특별해 보였다.

완벽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깨진 흔적이 있기 때문에 더 깊어 보이는 아름다움이었다.

 

우리의 삶도 어쩌면 비슷한 것 아닐까.

누구나 살면서 몇 번은 깨진다.
관계가 무너지기도 하고, 마음이 부서지기도 하고, 삶의 방향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 순간에는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면 그 흔적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신 삶 속에 조용히 남아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돌아보면 그 흔적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찬란한 너의 계절에를 보면서 느낀 것은 이것이었다.

 

사람은 혼자서 겨울을 지나가기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면 조금씩 계절이 바뀌기 시작한다.

얼어 있던 시간이 조금씩 녹기 시작하고, 멈춰 있던 마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쩌면 이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것도 그런 이야기일지 모른다.
삶은 완벽하게 복원되는 것이 아니라, 깨진 채로 다시 이어 붙여지는 과정이라는 것.

그리고 그 이어 붙인 선들이 언젠가는 우리의 삶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흔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아직 드라마는 중반을 지나고 있다.
앞으로 두 사람의 계절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이야기는 결국 겨울을 지나 봄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의 삶이 조금 깨져 보일 때도 어쩌면 그 자리에 또 다른 선이 그어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