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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AL] 일상의 재해석

[ AQAL 손자병법 ] 8일차 〈구변(九變)〉

〈구변〉은 원칙을 세우는 장이 아니다.
  오히려 손자는 이 편에서 원칙을 의심하라고 말한다.

  그는 변화를 말하지만 즉흥을 말하지 않는다.
  구변이란 흔들림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달라질 수 있는 준비 상태다.


손자가 경계한 ‘고정된 판단’

사람은 원칙을 가지면 안정된다.
하지만 그 안정은 종종 판단을 멈추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손자는 이 위험을 정확히 본다.
그래서 아홉 가지 경우에는 이미 세워둔 방식조차 다시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손자의 문장

凡用兵之法,將受命於君,合軍聚衆
무릇 군사를 쓰는 법은 장수가 임금의 명을 받고
군을 합쳐 무리를 모으는 것이다.

圮地無舍,衢地合交,絶地無留
험한 땅에서는 머물지 말고 교차하는 땅에서는 교류를 맺으며,
끊어진 땅에서는 머무르지 않는다.

途有所不由,軍有所不擊,城有所不攻,地有所不爭,君命有所不受
가서는 안 되는 길이 있고 쳐서는 안 되는 군대가 있으며,
공격해서는 안 되는 성이 있고 다투지 말아야 할 땅이 있으며,
받지 말아야 할 임금의 명도 있다.


원칙이 위험해지는 순간

이 문장들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는 분명하다.

손자는 상황에 따라서는 명령조차 따르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반항의 선언이 아니다.
원칙이 현실을 해칠 때 원칙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다.


우리는 언제 원칙에 매달리는가

대개 판단이 어려울수록 사람은 원칙 뒤로 숨는다.

  • “규정이 그렇다”
  • “원래 이렇게 해왔다”
  • “예외를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손자의 눈으로 보면 그 말들은 종종 판단을 포기했다는 신호다.


오늘의 인사이트

진짜 원칙은 한 번도 깨지지 않는 규칙이 아니다.
살아 있는 상황 속에서 살아남는 기준이다.

그래서 손자는 원칙을 버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원칙에 매몰되지 말라고 말한다.

변할 수 없는 원칙보다 중요한 것은 변해야 할 순간을 알아차리는 감각이다.


지금 내가 붙들고 있는 이 원칙은 상황을 지켜주고 있는가,
아니면 판단을 대신해 주고 있을 뿐인가?


손자병법 8편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다시 생각하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