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거센 폭풍우를 맨몸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순간들이 어김없이 찾아와요. 그럴 때마다 우리는 흔히 '멘탈을 꽉 잡아야 한다'거나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곤 하죠. 마치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미동조차 하지 않는 굳건하고 거대한 바위가 되어야만 이 험난하고 복잡한 세상을 무사히 버텨낼 수 있을 것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짐 머피의 저서 '내면 근력(Inner Excellence)'이 던지는 화두를 짚어보고, 또 제 일상 속 알아차림의 시간들을 통해 조용히 내린 결론은 조금 달라요. 진정한 내면의 힘은 결코 뻣뻣하게 굳어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책에서 짐 머피는 수많은 세계 정상급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과 비즈니스 리더들을 코칭했던 생생한 경험을 통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결과에 집착할 때 오히려 우리의 내면이 가장 크게 무너져 내린다고 이야기해요. 시합의 최종 승패나 타인의 날 선 평가, 혹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불확실성 같은 것들은 애초에 우리의 통제권 밖에 있는 영역이죠.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만 그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내 뜻대로 쥐고 흔들려 고군분투해요. 그리고 그 뜻대로 현상이 흘러가지 않을 때 깊은 불안과 두려움에 빠지며 스스로의 잠재력을 갉아먹게 돼요. 저자는 완벽해지려는 에고(ego)의 무게를 기꺼이 내려놓고, 그저 지금 이 순간 내가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현재의 과정'에 깊게 몰입하는 것만이 탁월함을 이끌어내는 유일한 열쇠라고 강조해요.
이 대목에서 저는 책의 메시지를 저만의 관점으로 조금 더 깊이 반추해 보게 되어요. 흔히 '내면 근력'이라고 하면 외부의 어떤 강력한 자극이나 비난에도 상처받지 않고 끄떡없는, 감정이 메말라버린 강철 같은 상태를 떠올리기 쉽지만 제 생각은 전혀 달라요. 내면 근력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거센 바람에 이리저리 크게 흔들렸다가도 이내 다시 원래의 고요한 자리로 부드럽게 돌아오는 힘, 바로 그 유연한 회복력과 탄성력이 진정한 의미의 마음 근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감정과 생각을 지닌 유기체이기에, 타인의 말 한마디나 예상치 못한 실패, 혹은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 앞에서 당연히 마음이 흔들리고 동요할 수밖에 없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흔들림 자체를 애써 부정하거나 억누르며 아닌 척하는 것이 아니에요. 지금 내 마음속에 불안이나 분노, 슬픔, 혹은 억울함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그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먼저예요. 판단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현상과 감정을 분리하여 가만히 바라보는 거죠. 그것이 나의 마음이나 감정에 더 큰 파도를 일으켜 나 자신을 완전히 집어삼키지 않도록 투명하게 주시하는 거예요. 설령 거센 감정의 소용돌이에 잠시 휩쓸려 깊은 동요가 일어났다고 해도, 알아차림의 끈을 놓지 않고 재빨리 원래의 평정심으로 돌아오는 그 탄력적인 복원력이 우리가 매일의 삶 속에서 진짜 길러야 할 힘이 아닐까요.
현대 사회는 참으로 다단하고 숨 가쁘게 돌아가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우리의 신경을 자극하는 정보와 사건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치열한 조직 시스템 안에서는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와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압박에 시달리게 되죠. 이런 환경 속에서 그저 부러지지 않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온몸에 힘을 주고 버티다 보면, 결국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어 지치고 병들게 되는 것 같아요. 유연하게 흔들리고 다시 부드럽게 중심으로 돌아오는 법을 알지 못하면,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이 결국 작은 마찰에도 끊어져 버리듯 번아웃이나 깊은 마음의 병으로 이어지기 십상이죠. 그렇기에 이 있는 그대로의 알아차림과 평정심으로의 회복 과정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의 영성 수양을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가장 절실한 필수 역량이라고 굳게 믿어요.
마음의 평온을 유지한다는 것은, 호수 위에 파문이 일지 않도록 돌멩이가 날아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에요. 돌멩이가 수면에 떨어져 파문이 일어나는 현상 그 자체를 고요히 바라보고, 그 물결이 퍼져나가다 이내 수면이 다시 본래의 잔잔함을 되찾을 때까지 그 모든 과정을 온전히 수용하는 넉넉한 내면의 품을 넓히는 일이죠.
결국 인생이라는 길고 복잡한 멘탈 게임에서 진정한 승리를 거두는 사람은 아예 상처받지 않는 무감각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받고 흔들릴지언정 스스로를 치유하고 다시 맑은 정신으로 일어나는 사람일 거예요. 책 '내면 근력'이 일깨워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지혜, 그리고 일상 속에서 매 순간 감정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끝없는 수련. 이 두 가지가 조화롭게 만날 때 우리는 비로소 외부의 그 어떤 거센 바람 속에서도 온전한 나의 중심을 잃지 않고 지켜낼 수 있을 거예요. 오늘 하루도 수많은 자극과 관계 속에서 잠시 흔들렸을지라도, 조용히 이 글을 적어 내려가며 다시금 고요하고 단단한 저만의 중심으로 부드럽게 돌아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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