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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AL] 일상의 재해석

[ AQAL 도서 ] 통합이론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다!

이론을 공부하다 보면 어느 순간 멈칫하게 되는 지점이 있어요.
이게 정말 현실에서 쓰일 수 있는 건가, 라는 질문이 올라올 때예요.

 

저 역시 켄 윌버의 통합이론을 접했을 때 비슷한 느낌이 있었어요.

너무 완벽하고, 너무 크고, 그래서 오히려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어요.

그런데 조직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리더를 만나고, 실제 문제들을 계속 다루다 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현실의 문제는 단순하지 않아요.
누군가는 사람의 태도를 문제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시스템이 문제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문화가 안 맞는다고 이야기해요.

그런데 실제로 들여다보면 그 모든 게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요.

 

그때 저는 통합이론을 다시 꺼내보게 됐어요.
이걸 그대로 쓰겠다는 게 아니라, 이걸 현실의 언어로 번역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봤어요.
이 조직의 문제는 개인의 상태인가, 행동의 문제인가, 관계의 문제인가, 아니면 구조의 문제인가.

 

그리고 답은 항상 하나가 아니었어요. 늘 여러 층위가 동시에 얽혀 있었어요.

그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접근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번아웃이 보이면 개인 회복 프로그램을 먼저 떠올렸어요.

명상, 상담, 교육 같은 것들이요.

물론 필요해요.

그런데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점점 더 분명하게 느꼈어요.

 

업무는 과도한데 역할은 모호하고, 피드백은 없고, 관계는 긴장되어 있고,

성과 기준은 불명확한 상태에서 개인에게만 회복을 요구하는 건 사실상 책임을 개인에게 넘기는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질문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이 사람을 바꾸기 전에,

 

이 사람이 일하는 환경은 제대로 설계되어 있는가.
이 팀의 관계는 안전한가.
이 리더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이 조직은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이 들어가면서 개입 방식이 달르게 해보려 해요.
명상 교육만 하던 자리에서 리더십 대화를 같이 시작하게 되고,
조직문화 캠페인 대신 회의 방식과 피드백 구조를 바꾸는 작업...

 

이런 방식의 접근이 괜찮을것 같아요.


통합이론이 현실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 우리가 현실에서 너무 단순하게 문제를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현실영에서 진짜 필요한 건 더 많은 이론이 아니라 문제를 한 방향으로만 보지 않는 힘이에요.

 

사람만 보지 않고 행동을 보고,
행동만 보지 않고 관계를 보고,
관계만 보지 않고 시스템을 보는 것.

그리고 그걸 동시에 다루려고 시도하는 것.

 

저는 이게 통합적 관점이 실제 현실에 들어오는 순간이라고 느껴요.

그래서 요즘은 통합이론이라는 단어를 굳이 많이 쓰지 않으려 해요.
대신 이렇게 말하려고 해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문제는 충분히 입체적인가.
우리는 사람을 바꾸려고 하는가, 아니면 환경을 설계하고 있는가.
이 개입이 일시적인가, 아니면 운영 방식으로 남을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이 쌓이면서 조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해요.

 

결국 제가 붙잡고 있는 건 하나예요.
좋은 이론을 아는 것보다, 그걸 현실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은 거창하지 않아요.
회의 하나를 바꾸고, 피드백 한 문장을 바꾸고, 리더의 태도 하나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돼요.

통합이라는 건 멀리 있는 개념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무엇을 함께 보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연습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