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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AL] 일상의 재해석

[ AQAL 도서 ] A Brief History of Everything을 읽고...!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는 조금 과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것의 역사’라니.

몇 장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그가 말하려는 ‘모든 것’은 사건의 총합이 아니라 의식의 흐름에 더 가까워 보였다.
인류가 무엇을 믿어왔는지, 어떻게 사고해왔는지, 그리고 왜 서로 충돌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까

전통은 전통대로 확신이 있고,
근대는 근대대로 합리성을 내세우며,
포스트모던은 또 다른 방식으로 해체를 시도한다.

서로 틀렸다고 말하는 장면을 우리는 너무 자주 본다.

윌버는 이 충돌을 ‘발달 단계의 차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의식은 한 번에 도약하지 않고, 여러 층위를 지나 확장되어 간다는 전제 위에서 말이다.

 

그 관점으로 바라보니,

누군가의 세계관이 단순히 잘못되었다기보다

그 사람이 서 있는 자리의 높이가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초월하면서 포함한다는 시선

책을 읽으며 자주 떠오른 표현이 있다.
“초월하면서 포함한다.”

새로운 단계가 이전 단계를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서서 더 넓게 본다는 의미로 읽혔다.

 

조직 변화도 이와 닮아 보인다.
과거의 방식이 모두 낡았다고 말하는 순간 저항이 생긴다.
그러나 그 안에 축적된 경험을 인정한 채 확장해 갈 때는 움직임이 달라진다.

개인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이전의 나를 부정하기보다, 그 위에 서서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갖는 쪽이 덜 흔들린다.


사분면이라는 지도

윌버는 인간 경험을 네 방향에서 바라보는 틀을 제시한다.

 

내면, 관계, 행동, 시스템.

 

이 네 방향을 함께 보지 않으면 설명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조직 현장을 떠올려 보면 개인의 태도만 바꾸려는 시도는 문화에 부딪히고,
제도만 손보는 개편은 사람의 마음을 놓친다.

어느 한 축만 붙잡으면 금세 균형이 무너진다.
그래서 통합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듯하다.


단계라는 관점이 남긴 여운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남는 부분은 ‘발달’이라는 시선이다.

전통도 나름의 진리가 있고 합리주의도 중요한 기여를 했으며,
다원주의 역시 필요한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다만 어느 한 단계가 스스로를 최종 정답으로 여길 때 긴장이 커진다.

 

이 장면은 사회뿐 아니라 조직에서도 반복된다.
성과만을 강조하는 문화, 관계만을 중시하는 문화, 가치만을 이야기하는 문화.

각각의 주장 속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의미를 더 넓은 틀 안에서 함께 바라보려는 태도가 통합에 가까워 보인다.


읽고 난 뒤 남은 질문

나는 지금 어떤 자리에서 세상을 보고 있을까.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은 혹시 한 단계의 시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시야를 조금 더 위로 올려보라고 권하는 느낌을 준다.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시도라기보다,
모든 것을 바라보는 방식을 넓혀보려는 제안처럼 다가온다.

 

조직을 설계할 때도, 사람을 이해할 때도, 나 자신을 돌아볼 때도,

 

조금 더 넓은 층위를 함께 보는 연습을 해보고 싶어진다.

통합은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야가 넓어질 때 조금씩 체감되는 변화에 가깝다.